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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또래의 아이들에게 '잼민이'라고 하면 "저는 잼민이가 아니에요!"라며 화를 내곤 합니다. 도대체 '잼민이'의 의미가 무엇이길래 아이들이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걸까요? 그 유래부터 차근차근 알아보겠습니다.
잼민이란? '잼민이'는 2019년 하반기에 방송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에서 처음 등장한 용어입니다. 주로 민폐를 끼치는 행동을 하는 어린 연령층을 가리키거나, 모든 어린 연령층을 통칭할 때 사용됩니다.
트위치에서는 '투네이션'이라는 후원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간단한 댓글을 다양한 목소리의 TTS(Text-to-Speech)로 읽어주는데, 그중 어린 남자아이의 목소리인 '재민'에서 '잼민이'라는 말이 유래했습니다.
한 스트리머의 방송에 사촌 동생이 함께 출연했는데, 운영진이 해당 스트리머와 사촌 동생의 동의를 얻어 사촌 동생의 목소리를 본뜬 TTS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이름은 사촌 동생의 이름인 '민재'를 거꾸로 뒤집어 '재민'이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이후 해당 TTS의 특유의 억양이 인기를 얻어 트위치에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재미있는 대상에게 붙이는 접두사 '잼-'을 더해 '잼민이'라는 용어가 탄생하게 되었죠.
'잼민이'의 의미는 본래 투네이션의 TTS 이름으로 사용되다가 어린 연령층을 부르는 말로 변화했습니다. 현재는 초등학생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전에는 무개념한 행동을 하는 어린 초등학생들을 '개초딩', '초글링', '급식충' 등으로 불렀지만, 이제는 '잼민이'라는 말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일반적인 어린 연령층을 '재민이', 무개념한 어린 연령층을 '잼민이'로 구분해 불렀지만, 어느 순간부터 '잼민이'라는 단어가 더 많이 사용되면서 그 의미가 통합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나이에 맞지 않게 어리숙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나 동안인 사람 등을 '잼민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때 어린 아이들을 지칭하던 '잼민이'의 의미가 변질되면서 점점 비하의 뜻을 강하게 갖기 시작했습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설문 조사 결과, 어린이 10명 중 7명이 자신이 '잼민이'라고 불리는 것에 불쾌감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잼민이 뜻과 비슷한 단어는? 요즘엔 어떤 분야든 처음 시작하거나 이제 막 공부하기 시작한 사람들을 'O린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주식을 처음 하는 사람은 '주린이', 요리를 처음 하는 사람은 '요린이' 등으로 부릅니다.
물론 초등학생은 사회적 지위가 높지 않고 경험도 부족합니다. 그래서 호기심이 매우 많으며, 그 과정에서 아직 확립되지 않은 사회적 매너나 도덕적 기준으로 인해 상식 밖의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언어를 파괴하는 말투, 사람을 짜증나게 하고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등의 행동과 언사가 그들을 '잼민이'라고 부르고 싶게 만들기도 하죠.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미성숙한 어린아이들을 웃음거리로 만들거나 지나치게 희화화하는 것은 성인으로서 올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사회적으로 배워나가고 경험해야 할 것이 많은 아이가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것이 성인의 미덕이 아닐까요?
잼민이 대신 쓸 수 있는 말? '잼민이'의 의미가 변질되어 모든 어린 학생들에게 적용하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실 좋은 대체 단어로는 '어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린이'는 방정환 선생님이 만드신 말입니다. 1923년 최초로 어린이날을 만들어, 어른보다 높게 대접하는 날을 제정했습니다. 아직 성장 중인 아이들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는 모습이 지금과는 사뭇 다른 개념이라고 볼 수 있겠죠.
국어대사전에서는 '어린이'를 어린아이를 높여서 부르는 말로, 존중의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니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상식을 가진 어린이에서 훌륭한 청소년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주변의 가까운 어른들이 늦기 전에 바로잡아줄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어떨까요?
가장 쉬운 방법으로는 역시 인터넷 문화를 가장 먼저 선도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잼민이'의 뜻을 알아본 후,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합니다.